네이버가 왈라팝 인수를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냉담합니다. 과거 포시마크 인수 당시 주가가 급락했던 '학습 효과' 때문입니다.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번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요약: 수천억 원의 막대한 인수 비용, 불확실한 수익성 개선, 통합 과정의 어려움 등 단기적인 재무 악화 리스크가 장기적인 비전보다 더 크게 부각될 수 있습니다.
1. '포시마크 트라우마' 재현 우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거의 반복입니다. 네이버는 2023년 초 북미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한 직후, 과도한 인수가격과 수익성에 대한 의문으로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이번 왈라팝 인수 역시 조 단위의 자금이 투입된 만큼, 단기적으로 네이버의 현금 흐름과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주어 투심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시너지 창출의 불확실성
네이버는 AI 기술 접목을 통한 시너지를 강조하지만, 이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기대일 뿐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유럽 시장에서 네이버의 기술이 즉각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플랫폼을 통합하고 시너지를 내는 과정(PMI, Post Merger Integration)은 상상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해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3. 비싼 인수가격과 수익성 의문
시장은 네이버가 왈라팝의 가치를 너무 비싸게 평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성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것입니다. 왈라팝이 현재 수익을 내고 있다 하더라도, 네이버의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고 주주들에게 만족할 만한 이익을 안겨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왈라팝 인수는 네이버에게 '기회'인 동시에 '독이 든 성배'일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비전이 단기적인 재무 리스크와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주가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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